우리 어머님은 음식점에 가실 때마다 사람들 눈에 안 띠게 먹다 남은 음식을 비닐 주머니에 담습니다. 그리고는 집에 오셔서 두 마리의 개밥을 만드십니다. 한번은 어머님하고 회 집에 갔었는데 회를 다 먹고 난 후에 찌개가 나왔습니다. 배가 불러 한 수갈 맛만 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싸 가지고 가자고 했더니 마침 주인이 어머님과 잘 아는 분이라 부탁해서 냄비 채로 가지고 올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아르헨티나 에 가 있은 적이 있습니다. 저를 초청한 교수의 부인이 미국 사람인데 음식점에서 남은 고기요리를 꼭 싸 가지고 갑니다. 내 친구인 그 교수는 그 나라에 흔하고 흔한 것이 소고기인데 궁색 맞게 그런다고 창피 해 죽겠다고 물평합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한국사람들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식당의 음식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래도 음식이 남으면 으레 싸 가지고 가는데 이를 도기 백(doggy bag) 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그렇지만 개밥으로 쓰려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먹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여러 가지의 그릇이나 통을 준비해두고 식사가 끝나면 으레 싸드릴까요 하고 묻습니다. 우리 한국의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많이 남겨야 잘 먹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아직 아르헨티나 사람들처럼 싸 가지고 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귀한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아주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도 어서 미국의 도기백 문화를 배우게 될 때가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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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싸갖고 나오면 촌스럽다고 합니다만 여기서두 한 할매가 식당가면 꼭 싸옵니다 그걸 노인들 모이는곳에 갖다 드립니다~그래도 사람들은 눈치를 줍니다 아직두 그런사람 있다구요~잘된건 배우고 그래야죠~글 잘 읽습니다
제가 성이 "빽가"라서 그런지 "도기백"이란 문화 참 좋네요... 분명 이문종님의 뜻대로 되실거예요... 아뇨.. 됩니다.. 나부터가 누가 싸가져간다면 이상한눈으로 보지않는다면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생각해요.. 저부터 바꾸겠습니다.. 근대요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혹시나해서 음식점에 없을 수도 있잖아요? 싸가져 갈 그릇이나 통이요.. 우리가 먼저 준비해 가면요.. 상대방한테 해주길 기다리면 조금 오래 걸리드라구요..^^ 어줍잖은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정말 빽가두 있나요?ㅎㅎ아고~~지송해요 처음 들어서 그래요~
김혜숙님 백수도님 반갑습니다. 몇일전 여기 한 한국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밑반찬이 너무 많이 남았길레 싸갈려고했드니 안된다는겁니다. 여기 늦게 이민온 분들이 많이 오는 곳이여서 그런지 도기백을 모른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그집에 안가기로 했습니다. 저위의 제글에 찌개는 매운탕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요? 차이는 잘 모르지만 ㅎㅎㅎ.
생선이 든 것이니 매운탕이 맞기는 하지만 이 글의 문맥상 그건 그리 중요하지않습니다. 그냥 찌개라고 쓰셔도 괜찮겠습니다.
외국이나 한국이나 문화는 같은 모양입니다. 음식남으면 '개주게 싸주세요"//"doggy bag, pls..." 그리고 가져와서 내가먹지요? ㅎㅎㅎ